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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조의 수명

야생동물의 수명을 조사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다테야마의 뇌조 같은 경우에는 1986년부터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해 개체 식별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밝혀진 바 있습니다. 그러나 평균수명과 같은 수치를 산출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운 요인이 존재합니다. 알 중에는 오코조(족제비와 비슷하나 약간 작음) 등이 둥지를 덮치거나 오랜 비, 호우 등으로 둥지가 수몰되어 부화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끼새 및 유조(幼鳥) 시기에는 동사(凍死) 또는 포식자에게 당할 확률이 높아 평균수명은 아마도 수개월도 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태어나서 첫 겨울을 난 개체의 평균생존연수는 암수 모두 4년으로 밝혀진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다테야마에서는 장수한 기록이 많은데, 수컷의 경우 적어도 13년 생존한 개체가 있었으며, 암컷의 경우 12년 생존한 개체가 있었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장수 기록은 다테야마 뇌조뿐입니다. 장수하는 개체는 수컷이 암컷보다 약간 많으며 이제까지 수컷의 경우 10년 이상 생존한 개체가 8개체, 암컷의 경우 8년 이상 생존한 개체가 5개체 확인된 바 있습니다.

11월 초순, 깃갈이가 한창인 수컷 4개체, 암컷 2개체의 집단

이 이후에는 잔혹한 환경인 혹한기가 찾아오는데 그 해 태어난 미성조(未成鳥)에게 있어서는 시련의 계절이 됩니다.
11월까지 생존했던 미성조(未成鳥)에 표식을 부착한 결과, 이듬해 봄 이후 출현할 확률은 이제까지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65%를 기록했습니다. 암컷보다 수컷이 조금 높았습니다.

포식자들

다테야마의 뇌조를 공격하는 생물 중 가장 포식압(捕食壓, predation pressure)이 높은 것은 여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식 흔적에는 깃털이 흩어져 있는데 깃대에 남은 씹은 흔적이나 가까이에 남겨진 짐승의 배설물에서 대부분의 경우가 여우에게 당한 피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무로도다이라 지역에는 1~2쌍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뇌조처럼 겨울철 털색이 하얗게 변하는 오코조는 고산을 대표하는 짐승입니다. 오코조는 뇌조의 둥지를 찾아 알을 꺼내가거나 새끼새나 유조(幼鳥)를 공격합니다. 매의 친구인 황조롱이는 고산지대에도 서식역을 가지는 새인데 요 몇년간 번식한 것으로 보이며 주변의 뇌조 가족이 공격을 받아 새끼가 전멸한 경우도 있습니다. 까마귀도 뇌조의 둥지를 습격해 알을 훔쳐가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다테야마에는 동물의 사체나 곤충 등의 먹이를 찾아 까마귀, 큰부리까마귀가 날아옵니다.
독수리나 매로 인한 피해가 많다고 하지만 다테야마는 거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뇌조가 검둥수리에게 잡아먹힌 경우는 2~3사례 보고된 바 있으나 무로도다이라로 날아오는 것은 극히 적은 횟수입니다. 또한 매 등 맹금류는 철새가 도래하는 계절에 상공을 통과하는 부류가 많으며 다테야마에서 포식행동을 취한 사례는 없습니다.

여우에게 습격당한 흔적
고산을 대표하는 짐승, 오코조
황조롱이의 비행
짝지어 있는 큰부리까마귀